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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다단계 판매업자들 '영업장'인가?

조회 수 184484 추천 수 0 2013.07.15 03:03:29

극성스럽게 물건 팔며 하부조직 구성하다 당회로부터 경고처분까지 받은 경우도 있어

뉴욕 퀸즈에 위치한 A 대형교회를 다니는 신모(51․ 여)씨는 언제부터인가 교회를 다니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예배 후 친교시간이면 만나야 하는 다단계 물품 판매업에 종사하는 교인들 때문이다. 본인들은 ‘다단계업’이라고 하면 싫어하며 꼭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하지만 신 씨는 “아무리 좋은 말을 갖다 붙여도 다단계가 확실한 것을 어찌하랴”고 생각한다.

신 씨는 “단기간 내에 고액을 벌 수 있다”말에 솔깃해 이들이 주최하는 세미나를 몇 번 참석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말처럼 고액을 벌려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악착같이 여기에만 매달려야 하는데 신 씨는 그럴 자신이 없다.

최근 들어 다단계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자 신 씨에 대한 다단계업자 교인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교회를 옮길까 생각해요. 다단계업자들의 유혹이 웬만한 교회의 전도활동보다 더 극성입니다. 이들이 좋다고 해서 사라는 물건은 거의 다 샀습니다만 내게 돌아오는 것은 몇 푼 안 되더라고요. 아래 단계 즉, 하부조직을 끊임없이 관리하며 물건을 팔고 조직원을 구성해야 합니다만 내게는 그럴 인맥과 능력이 없거든요. 이젠 일요일에 교회 가는 것이 지겨울 정도입니다”

불경기가 심화되자 교회마다 다단계업자들의 상술이 더욱 극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부뉴저지 소재 C 교회의 경우에는 교인들을 상대로 지나친 상술을 발휘하며 스트레스를 주는 다단계업자 한 명을 최근 당회(堂會) 차원에서 경고조치 했다.

한번만 더 교인들로부터 항의가 더 접수되면 교회를 떠나달라는 내용이었다. 현재 한인사회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미국 다단계 회사는 Q사와 N사. 이 두 회사에 가장 많은 한인들이 다단계업에 종사하고 있다.

상당수 업자들은 남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는 반면 일부의 업자들의 상술은 도를 넘을 정도이다. 물건을 팔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같은 교인임에도 불구하고 상대회사 업자에 대한 비난공세도 보통이 아니다.

롱아일랜드 모 교회 안수집사 박모(53)씨는 “상대방 업자에 대한 비난도 거세 교인들끼리 불신감을 조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예전에는 보험업자들의 영업이 활발하더니 최근 몇 년간은 교회마다 다단계 업자들의 극성이 심하다”고 말했다.

뉴저지 N 교회의 경우는 작년 수차례에 걸쳐 다단계업자 교인들끼리 하부조직 구성을 놓고 말싸움을 벌여 몇 명의 교인이 교회를 떠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교회의 R 장로는 “담임목사가 수년간 업자들에게 몇 차례 주의를 줬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며 “평소 이들은 하나님을 믿으러 교회를 나오는 것인지 물건을 팔러 교회를 나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R 장로는 “교인들이 부동산업, 자동차판매업, 세탁업, 보험업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지만 다단계 업자들만큼 극성스런 직업이 없다”며 “미국 본사에서 업자들에 대한 예절과 소양교육부터 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러싱 모 교회 E 목사는 “한인사회의 크고 작은 교회를 막론하고 다단계업자들이 없는 경우는 없다”며 “부업으로 하는 교인들은 별다른 잡음이 없으나 다단계 판매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교인들 간에는 마찰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과 일반교인들 간의 마찰 중 가장 큰 이유는 다단계업자들이 교인들을 하부조직원으로 끌어들이기 전과 후의 언행이 너무 다르다는 것.

또한 고소득을 쉽게 올릴 수 있는 것처럼 과장되게 선전하며 교인들을 아래단계 조직원으로 구성한다는 점 등이다. 이밖에 “품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 업자가 판매 가격을 속였다” 등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Q사의 10년차 사업자 김모 씨는 “사업자들 중 일부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점을 인정 한다”면서 “이들의 과장선전과는 달리 이 업종은 부업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많은 업자들이 1년에 1백만 달러 이상을 버는 고소득업자들을 ‘롤모델’로 제시하며 하부조직을 구성 한다”며 “그러나 그들은 끊임없는 성실과 인내, 겸손으로서 그 같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며 결코 단기간에 그 같은 수입을 올리지 않았다”라고 평했다.

현재 다단계 회사들은 일부 개인 사업자들의 문제점을 알고도 개선하려는 별다른 의지를 보이질 않고 있다.

3년간 이 업에 종사하다 지난 1월 그만 뒀다는 강모(뉴저지)씨는 “업자들 중 정말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며 “때문에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도 내가 이 업에 종사한다는 말을 그동안 못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강 씨는 “본사에서는 문제 사업자들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조치를 취하는 기색을 찾아 볼 수 없다”며 “이 업종은 단순하게 물건을 파는 것 보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행위라는 것을 망각하는 업자들이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제일 큰 문제점은 일부업자들이 교회 내에서 교인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 일부 극성스런 다단계 업자들 때문에 한인사회의 적지않은 교회의 교인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본문의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플러싱 모 대형교회를 10년 넘게 다니다가 그만두고 지금은 다른 개척교회에 다니고 있다는 B 씨(55 ․ 여)는 “2년 넘게 다단계 업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안 쫒아 다닌 모임과 세미나가 없을 정도”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양 씨는 “결국 배신감만 남았다”며 “내가 상부조직원의 배만 불려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였다”라고 말했다.

양 씨는 이어 “교회만 가면 만나게 되는 상부조직원의 모습이 보기 싫어 교회를 옮겼다”며 “지금도 그 상부조직원은 열심히 감언이설로 많은 교인들을 꼬드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문제와 관련 미동부한인기독교평신도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신성한 해야 할 교회가 특정 직업군의 영업장소로 전락 한 점에 대해 유감을 금할 수 없다”며 “이 문제가 계속해서 한인사회의 문제점으로

부각될 경우에는 교회협의회 등과 합동으로 다단계업자들이 소속된 미국본사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의 제재 조치를 강구 하겠다”고 말했다.

ㅁ 안상민 기자 -뉴욕 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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